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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화. 좋은 메모리폼 매트리스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매트리스 개발기 2019. 2. 15. 22:23


    유럽의 경우 메모리폼 매트리스 선호도가 40%를 넘을 정도로 이미 메모리폼 매트리스가 대중화되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스프링, 라텍스 매트리스는 알아도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만큼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찾아갔지만 알고 보니 스폰지 회사에서 쓰다 남은 재료를 잘라서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단 팔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제조하고 있던 많은 침대 공장들…


    (메모리폼 매트리스 공장에서 본넬 스프링이 왜 나와…?)


    정말 어렵게 메모리폼 매트리스 소재 전문 엔지니어가 있는 공장을 찾을 수 있었는데 공장을 찾고 난 뒤로는 개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우리가 꿈꾸던 일이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개발 초기에는 힘든 줄도 모르고 일만 했었다.


    (소처럼 일하다보면 정말 소가 된다던데…)


    개발 초기에는 그나마 국내에서 메모리폼 매트리스로 유명한 템퍼 매트리스와 비슷하게 만들려고 했었다. 하지만 조사를 하면서 한국인이 사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있다는 걸 발견했고 그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것으로 개발 방향이 바뀌었다.


    (템퍼 매트리스 단점을 보완한 슬라운드 메모리폼 매트리스.)


    우리가 템퍼 매트리스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까? 막막했던 것도 사실이다. 아침에 한 시간 더 일찍 일어나고 밤에는 두 시간 덜 자가면서 고민하고 연구했다. 그리고 결국 템퍼 매트리스의 단점을 보완한 메모리폼 매트리스 개발 방향을 찾아냈다. 템퍼 매트리스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개발 방향만 찾아낸다면 우리의 고민도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었던 메모리폼 매트리스 개발 초기.)


    우리는 좋은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만들고 싶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메모리폼 매트리스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내구성이 좋아 10년은 거뜬히 쓸 수 있어야 한다.

    2.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

    2. 매일 밤 살을 맞대는 제품인만큼 안전해야 한다.


    템퍼 매트리스의 단점을 개선했다고 해서 좋은 메모리폼 매트리스라고 할 수는 없었다. 내구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개발해야 할까? 안전한 침대 매트리스를 만들려면 어떤 재료를 사용해야 할까?


    (다시 시작된 우리의 고민. 끝이 보일 듯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다.)


    [메모리폼 매트리스의 핵심은 밀도]

    침대 매트리스를 오래 사용하다보면 처음 사용할 때의 느낌과 3~4년이 지나서 사용할 때의 느낌이 달라진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미세하게 침대 매트리스가 꺼지기 때문인데 그 미세한 차이 때문에 수면의 질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우리는 10년이 지나도 처음과 같은 사용감을 낼 수 있는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만들고 싶었다.


    (푹 꺼지는 느낌이 아니라 쫀득쫀득한 느낌이 드는 슬라운드의 고밀도 메모리폼 매트리스.)


    메모리폼 매트리스의 내구성과 사용감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밀도다. 밀도는 똑같은 부피에 재료를 얼만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재료를 많이 사용할수록 밀도가 높아진다. 예상 가능하겠지만 당연히 밀도가 높을수록 내구성과 사용감이 좋아진다. 우리는 60KG 이상의 고밀도 폼을 제조해서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만들었다.


    [MDI와 TDI 중 어떤 재료를 사용해야 할까?]

    메모리폼 매트리스 제조에 필요한 재료 중에 MDI와 TDI가 있다. MDI는 TDI에 비해 안전하다. 국가위험물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해 봐도 MDI는 비위험물로 뜨는 반면에 TDI는 위험물분류에 속해있다. 당연히 안전한 재료인 MDI를 사용하는 게 맞지만… 고민을 많이 했던 건 사실이다. 고민한 이유는 원가 차이에 있었다. 100% MDI를 사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제품 가격이 30%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배합기가 돌아가는 모습. 우리는 결국 저 안에 어떤 재료를 넣었을까. MDI? TDI?)


    시중에는 MDI와 TDI를 섞어서 사용해놓고 MDI를 사용한 제품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업체도 있었다. 작은 거짓말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런 작은 거짓말이 하나 둘씩 쌓이면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원가가 비싸지더라도 100% MDI를 사용하는 게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


    (제품에 있어서는 떳떳하고 싶었다.)


    [화학 안료 빼기]

    하나의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폼이 레이어링 되어야 한다. 이때 여러 개의 폼을 쉽게 구분하기 위해 페인트 안료를 사용해서 알록달록한 색깔을 입힌다. 알록달록한 폼을 보고 있으면 왠지 특별해 보인다. 초록색 폼은 향균 작용을 할 것 같고 분홍색 폼은 푹신한 사용감을 제공해 줄 것 같고… 하지만 실제로 색깔 때문에 메모리폼이 특별한 기능을 가지게 되는 건 아니다.


    (페인트 안료가 들어간 폼은 OUT!)


    매트리스에 화려한 볼거리를 만드려는 시도 항상 있어왔다. 보기에 화려하고 듣기에 멋있어 보이는 소재들을 첨가해서 불필요하게 가격을 높이는 시도. 이런 시도 중의 대표적인 사례가 음이온 기능을 위해 방사능 물질을 추가했던 라돈 매트리스 사태이다.


    (대진침대에 이어 이번에는 씰리침대에서도 라돈이 검출됐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던데 메모리폼 매트리스 업계에서는 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 폼에 페인트 안료를 넣는 이유는 생산자의 편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우리는 과감하게 페인트 안료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매트리스 제조에 꼭 필요한 재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돌아온 후폭풍은 어마어마했다.


    (새하얀 슬라운드의 메모리폼)


    온통 새하얀 폼을 가지고 레이어링 하려다 보니 순서를 틀리기 일쑤였다. 맨 위에 있어야 할 폼이 중간에 있거나 맨 아래에 있어야 할 폼이 맨 위에 있는 경우도 있었다. 다른 브랜드는 다 넣는 화학 안료를 왜 안 넣는 거냐며 공장 생산자님으로부터 쓴 소리를 듣기도 했다.  페인트 안료 쓰는 데 다 이유가 있구나… 뼈 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새하얀 폼을 가지고 정확하게 레이어링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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