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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어바웃 슬라운드, 메모리폼 매트리스 개발 이후의 이야기매트리스 개발기 2019. 3. 12. 19:38
발바닥에 불나도록. 지금의 슬라운드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만들면서 저 말의 의미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만 들여다 봐서는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없었다. 공장에 직접 찾아가 메모리폼 매트리스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들여다 보는 건 기본이었다. 매일 공장에서 공장장님과 믹스 커피를 나눠 마시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좋은 메모리폼 매트리스에 대한 우리만의 기준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기준대로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생산하려는데... 공장의 반대가 심했다. 우리는 안정성 때문에 화학 안료를 넣고 싶지 않았는데 그럴 경우 제조 과정에서 불편함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각 폼마다 기능이 다른데 새하얀 폼을 쓰다보면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공장의 엔지니어분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다시 매일같이 공장으로 출근했다. 이메일보다 전화가 낫고 전화보다 얼굴 맞대고 얘기하는 게 나으니까. 결국 우리의 진심은 통했고 화학 안료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그 다음으로는 레이어링에 대한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용감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며 수백 개의 폼을 붙였다가 떼었다가 하길 반복했다. 이 정도면 됐다 싶다가도 다음날이면 생각이 바뀌었다.
(메모리폼 매트리스 개발 초기에는 샘플 폼을 받아다가 레이어링 테스트를 했었다.)
내가 이렇게 결정을 못내리는 사람이었나 싶다가도 생각해 보면 그런 것도 아니었다. 점심 메뉴가 됐든 퇴사가 됐든 인생에서 크고 작은 선택을 내려야 할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속전속결이었다. 결정을 내린 뒤에 후회하는 성격도, 번복하는 성격도 아니었다.
(매트리스를 만드는 데 원단이 중요할 줄이야. 원단 공부도 빠질 수 없었다.)
이제까지 내가 내린 결정들은 나 혼자서 책임지고 감당하면 될 문제였다. 그런데 침대 매트리스는 달랐다. 우리가 만든 침대 매트리스를 산 고객에게 미칠 영향까지도 책임질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아주 작은 부분이더라도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재료, 배합, 원단 모두 꼼꼼하게 조사하고 신중하게 골랐다. 그렇게 만든 게 슬라운드 메모리폼 매트리스다. 최고의 침대 매트리스라고 말 할 수는 없어도 대충 만든 제품이 아니라고는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슬라운드와 함께 더 좋은 잠, 더 좋은 삶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우리의 이야기를 네이버 블로그와 슬라운드 공식 홈페이지에 남겼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그 이야기만 보고 쇼룸까지 방문해주신 고객님이 여럿 있었다. 이미 우리 브랜드의 팬이 되어서는 평소 잠을 자면서 느꼈던 불편함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1시간 가까이 털어놓으셨던 몇몇 고객님들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소비자평가단을 모집해 슬라운드 매트리스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었다.)
슬라운드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출시한지 벌써 1년이 되었다. 제품을 출시하기만 하면 길고 긴 고민들이 끝날 줄 알았는데… 고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전히 더 좋은 잠을 위한 우리의 고민은 계속 되고 있다.
(체험하러 왔다가 정말 주무시는 분이 ‘빈번하게’ 있는 슬라운드 쇼룸.)
6화 정도 분량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야기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봐주신 분이 있을까? 문득 궁금하다.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조만간 쇼룸에서 만나 뵙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이야기는 끝이 났으니 이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어떤 자세로 잠에 드는지, 잠을 자면서 많이 뒤척이는 편인지, 매트리스를 사용하면서 느낀 불편함은 무엇인지 등등… 수면을 주제로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이야기는 의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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